민주시민사회단체들, “사법농단 법관탄핵은 국민명령!”

“탄핵은 기본의무, 위헌행위 처벌과 재판소원제 도입 등 법적 근거 마련해야”

 

 이번 주 화요일(1.26.) 오전 11시부터 약 30분 동안 여의도 국회 앞에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발생했던 사법농단에 공동으로 대응해온 민주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22일 이탄희 등 국회의원 107인이 공동제안한 사법농단 연루 법관탄핵을 지지하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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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여는 말씀’ 겸 인사말로 그 취지를 설명했다. 성창익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약칭 민변) 사법센터 소장, 이태호 ‘4월 16일의 약속 국민연대’(약칭 4.16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송운학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이하 촛불계승연대) 상임대표가 잇달아 발언했다. 

 

 이들 발언은 각 단체별 입장을 반영하여 강조점과 표현 등을 달리했을 뿐 ‘사법농단 관련 법관탄핵은 국민명령이며, 이들 법관이 퇴임하여 전관예우를 받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국회가 즉각 탄핵소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대동소이했다. 다만, 송운학 상임대표는 “정치의 사법화 및 검찰·사법의 정치화 등 심각한 악순환을 단절하려면, 탄핵은 기본이며, 국회가 위헌행위 처벌과 재판소원제 도입 등 법적 근거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상당한 차별성을 보였다. 

 

 송운학 상임대표는 “개인적으로 피해자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민청학련동지회 이사와 유신청산민주연대 공동대표라는 직책을 갖고 있다. 또, 피해자 단체로 볼 수 있는 여러 단체에 평회원, 자문위원 등과 같은 자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법농단 피해자모임이건 그 어떤 피해자모임이건 이들 단체를 대표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은 아니다. 촛불계승연대는 결코 피해자단체가 아니다. 보다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그동안 사법농단피해자는 물론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학살, 유신독재 탄압,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과 같이 여러 피해자들과 함께 했을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송운학 상임대표는 “정치의 사법화가 대유행하고 있다, 모두들 검찰과 사법부로 달려가고 있다. 심지어는 언론을 상대로 검찰과 사법부로 고소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하지만, 검찰과 사법부에서 해결된 문제는 거의 없다.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거의 대부분 시간지체, 갈등증폭, 수사불복, 판결불복, 불신강화 등으로 피해가 지속되고 국력만 낭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마땅한 검찰과 법원마저 정치화되는 등 이제는 심각한 악순환까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는 정치권과 언론계 등이 자초한 일이다. 자업자득이다. 이제 본연의 정치, 본연의 언론으로 돌아가서 악순환 고리를 단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송운학 상임대표는 “기본 중에 기본인 탄핵소추안이 통과되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한 이후에도, 아니 그 이전이라 할지라도 또는 심지어 탄핵소추와 병행하여 국회가 할 일이 많다. 우선, 불행했던 지난날 각종 사건으로 큰 피해를 당해 피눈물을 흘리고 피 멍이 든 당사자들이 그 고통과 손실 등을 배·보상받을 수 있는 법규를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 또, 최근 직권남용재판에서 잇달아 무죄가 선고되는 있으므로 헌법위반 판검사는 물론 헌법위배 모든 공직자를 단죄할 수 있도록 위헌행위 처벌법규를 마련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송운학 상임대표는 “불행하고도 비극적인 일이 두 번 다시 나오지 않도록 재판소원제를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법관탄핵은 정치의 사법화와 검찰·사법의 정치화 등 심각한 악순환 고리를 단절하는 첫걸음이자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국회가 이러한 법규들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는 여야거대정당, 이중에서도 특히 3분지 2에 육박하는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여당이 직무를 유기하고 헌법유린행위를 방조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대수 (사)민주·평화·인권을 실천하는 긴급조치사람들(이하 긴급조치사람들) 사무처장 및 김태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 등이 함께 했다. 또, 권영길 ‘민생·사법적폐 퇴출행동’ 대표 겸 촛불계승연대 공동대표가 짧은 즉흥발언을 통해 재판소원제도 도입이 필요함을 힘주어 호소했다. 그밖에도 이날 진행사회를 담당한 김희순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팀장이 선창하는 아래와 같은 구호 등을 참석자들이 따라 외쳤다. 

 

o 국회는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하라!

o 국회는 재판거래 관여 법관 탄핵하라! 

 

 이 날 마지막 순서에서 최용근 민변 사무차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 전문은 아래와 같다.   

 

국회는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해 신속히 탄핵안을 발의하라!

 

 사법농단 사태가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난 지 4년의 시간이 지났다. 진상규명, 책임자에 대한 실질적 문책, 피해 회복, 재발방지 그 어느 것 하나 온전히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새해를 맞는다. 

 

 사법농단 사태는 사법 신뢰가 근본적으로 훼손된 구조적‧헌법적 문제이다. 특히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사법농단 사태의 본질과 무게를 깊이 인식하고 그 궁극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국회의원 107명이 사법농단 관여 법관의 탄핵을 제안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법관에 대한 탄핵은 우리 헌법 질서가 예정하고 있는, 법관의 위헌적 행위를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이다. 헌법재판소가 법관의 행위에 대하여 위헌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법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 가결해야 한다. 이미 법원은 판결을 통해 사법농단 관여 법관의 행위에 대해 위헌성을 분명히 밝힌 바도 있고,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필요성에 대해 결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사이 사법농단 관여 법관 중 일부가 법관 재임용을 신청하지 않거나,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퇴직을 앞두고 있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국회는 신속하게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여, 법관의 행위에 대한 헌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국회는 사법농단 관여법관 탄핵에 착수하라!

위헌인데 무죄라니, 사법농단 관여법관 탄핵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국회는 주저 말고 탄핵하라!

 

2021. 1. 26.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농단피해자단체연대모임,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시민사회단체 등이 사법농단 법관탄핵을 촉구하고 나선 배경

 

 지난해(2020년) 12월 23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분수대 앞에서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및 고영인, 김진애, 류호정, 용혜인, 이탄희, 최혜영 국회의원은 공동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는 세월호 진실규명과 사법농단 임성근, 이동근 판사의 탄핵 소추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기자회견을 계기로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조용했던 사법농단 법관탄핵이 정치쟁점으로 끌어올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회성 기자회견만으로 정치쟁점이 만들어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오히려 찻잔 속의 태풍처럼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법농단 법관탄핵이 정치쟁점으로 급부상하게 된 것은 탄핵대상자로 호명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오는 2월 말 정년퇴직하는데다가 이동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오는 2월 실시될 법원 정기인사를 앞두고 제출한 사표 때문이었다. 특히, 이탄희, 강민정, 용혜인 의원 등이 이러한 퇴직과 사표가 갖는 정치적, 법률적 의미를 깊이 인식하고 거의 1개월간 진행한 물밑 접촉을 통해 자신들을 포함하여 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소속 국회의원 107명이 임성근·이동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자는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들 국회의원은 지난 1월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한 의원 수는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정족수(100명)를 충분히 넘겼지만, 사안의 파급력과 향후 절차 등을 고려해 ‘제안’ 형식을 택했다면서 “정당별 의사결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주길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또, “이동근 판사의 경우 1월 28일 사표가 수리될 예정인 만큼 최대한 빨리 민주당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결정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홍성표, 우상호 등 민주당 중진의원이 이를 지지하고 나섰으나 민주당 지도부는 말을 아끼면서 겉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세에서 그제 민주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개최한데 이어 어제(1.27.)는 국내외 교수·연구자 모임인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가 전자문서 등으로 “사법농단 법관탄핵 및 전관예우 금지와 배심원제도 도입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렇다면, 정치권과 시민운동권 및 학계까지 이구동성으로 임성근 부장판사와 이동근 부장판사를 탄핵대상자로 호명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대체 이들은 어떤 위헌행위를 저지른 것인가? 

 

 우선, 이동근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 부장판사는 2014년 10월경 제기된 세월호 7시간 관련 소송을 심리했다. 즉, 그 해 8월 3일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당시 서울지국장이 4월 16일 오전 8시 50분경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되어 침몰한 사고가 발생한 7시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윤회로 추정되는 어떤 남성과 만난 의혹이 있다는 칼럼 때문에 고소당한 사건을 담당했다. 

 

 양승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이 사건을 특별하게 관리했다. 재판심리가 진행되는 도중 “판결 선고 전이라도 기사의 허위성을 밝혀 달라”고 하는가 하면, 무죄를 선고하더라도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된 것은 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청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이 임성근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를 통해 이동근 부장판사에게 이러한 요구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판결문 초안까지 주고받으면서 판결내용에 대한 수정첨삭이 이루어졌다. 또, 이처럼 공문서 유출과 사실상의 내용 변조가 이루어진 이후 2015년 12월 17일 내린 판결에서 이동근 부장판사는 남녀애정행각을 묘사하여 명예훼손이 인정된다고 하면서도 비방목적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서 그 대가라고 의심할만한 인사가 이루어졌다. 즉, 그 이듬해(2016년) 이동근 부장판사는 차관급에 해당하는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했다.   

 

 사법농단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임 부장판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심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지난해(2020년) 2월 14일 “각 재판 관련 행위는 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서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하긴 하나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요컨대, 임 부장판사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헌법 제103조를 위반한 것이 분명하지만, 처벌법규가 없어 형사적 단죄는 어렵다는 취지였다. 검찰 역시 항소를 포기했고, 임 부장판사는 무죄가 확정되었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은 기소되지 않은 이동근 부장판사는 물론 기소되어 헌법위반임이 확인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해서도 아무런 징계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은 어제(2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의총을 열고 “상생3법 등 103개 법안 처리”를 당론으로 확정했으나 법관탄핵에 대해서는 이탄희 의원에게 특별발제를 허용했을 뿐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오늘 의원총회를 열어 계속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즉, 민주당이 사법농단 법관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도 아니며,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도부는 내심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가 수리될 경우,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판결을 받은 임성근 부장판사(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및 그 개입으로 헌법적 보호가치인 법관의 독립성을 해쳤다고 볼 수 있는 이동근 부장판사(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 부장판사)가 조만간 모두 퇴임하여 전관예우를 받게 될 것이다. 

 

 이와 별도로 법관탄핵 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의 동의로 발의할 수 있으며, 의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파면을 결정해야 한다. 또, 우리나라 역사상 국회가 현직법관 탄핵안을 발의한 경우는 지금까지 두 번 있었다. 1985년 10월 고(故) 유태흥 전 대법원장, 2009년 11월 신영철 전 대법관에 대한 탄핵안이 각각 발의되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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